소소한/끼니 보고서

현지인이 찾는 맛집, 통영 옛날충무꼬지김밥

소라잉 2017. 1. 1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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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굴구이를 먹고 통영에 들러 꿀빵과 충무김밥을 사서 부산에 가기로 했다.

동피랑 마을로 올라가는, 거북선이 있는 그 앞 거리에 꿀빵집과 충무김밥집이 쭈욱 연이어 영업을 하고 있다. 파는 이도, 사는 이도, 지나가는 이도 많은 거리다. 그냥 가려다, 꿀빵을 안사기에 아쉬워 눈에 띄는 곳에서 꿀빵을 사고, 충무김밥은 아빠가 추천하는 곳에서 사기 위해 춥지만 좀 더 걷기로 했다. 그렇게 조금 더 걸어, 관광객이 안보이기 시작하는 거리가 나왔다. 나는 길을 모르기에 아빠만 따라갔는데, 이런 곳에 식당이 있구나 싶었다. 사실 달리 보면 관광객들에게는 생소해도 이곳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동네일 것이다.



그냥 시장 같은 곳에 자리한 옛날충무꼬지김밥.


현지인이 많이 찾는 맛집, 전통방식의 충무김밥집



입구에 표기된 문구가 눈에 띄었다.

들어서니 깔끔하게 인테리어 되어 있었다.

전에 한번 다녀온 엄마 말에 의하면 새로 리모델링 한 것이라고. 전보다 식당 내부가 좋아졌다고 하신다.

그리고 1월 1일부터 가격이 500원 인상되었다고 한다.

아빠가 알기로 1인분 4,500원이었는데 5,000원이라 물으셨다.

우리는 부산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식당에서 먹지 않고 포장을 부탁했다.



이게 옛날충무김밥의 3인분 양이다.

이래봬도, 꽤 충분한 양이다.



이렇게 꼬지에 반찬을 끼워주는 것이 이 식당의 특징이다.

이것이 옛날 충무 김밥의 원조라고 하는 것 같았다.

종류별로, 주꾸미, 어묵, 오징어, 홍합이 꼬치에 서너개씩 꽂아져 있다.



충무김밥하면 맛깔나게 양념된 어묵, 오징어, 그리고 무김치.

이 식당은 꼬치에 반찬이 끼워져 있으니, 먹기 좀 더 편하다.

보통은 어묵이 얇아 잘 안찔러져 먹기 불편했다.



그리고 석박지(인가, 섞박지인가, 깍두기인가.) 무김치.

이 무김치가 맛있어야 충무김밥도 맛나다.



꼬지김밥이니까, 반찬 사이사이로 김밥을 끼워 넣어 먹어본다.

이렇게 매번 먹기에는 귀찮으니까 사진만 찍고 그 뒤로는 하나씩 콕콕 찔러 먹었다.

아, 시래기국도 챙겨주었는데 바로 먹지 않고 다음날 아침에 먹으려 뒀다.

(그나저나, 시락국이 사투리였구나.)


통영(예전에는 충무였던)에서 먹었던 충무김밥만 기억에 최소 3번은 되는 듯 하다. 요즘에는 꼭 통영에 가지 않아도 주변에서 충무김밥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남포동에도 오래전부터 충무김밥을 하는 식당이 있다. 우리 동네에도 충무김밥을 하는 작은 식당이 문을 열었다. 한번씩 사먹는데 크게 맛이 나쁘지 않다. 어떻게 보면 크게 맛있다 싶은 맛도 아닌 것 같고, 익숙한 그냥 그런 맛에 먹는 것도 같다.

충무김밥이란게 밥에 김이 둘러싸진 김밥과 무김치와 그리고 매콤하게 양념된 어묵, 오징어 정도의 반찬이 나오는 단순한 음식이라 생각한다. 밋밋할 것 같은 김밥은 반찬과 함께 맛이 나는 요리로 변한다. 이번에 먹어본 꼬지 김밥은 그래도 반찬에 있어서 다른 충무김밥과는 좀 다르게 느껴졌다. 주꾸미도 큰 크기는 아니었지만, 그래서 적당히 쫄깃한 식감에 먹기 좋았던 것 같다. 무김치는 당연히 맛있었다. 이 무김치가 맛있지 않으면 김밥이 맛이 없다. 나는 그렇다. 항상 오징어와 어묵, 무김치가 전부였던 충무김밥이었는데 홍합과 주꾸미 반찬을 더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가격도 재료를 생각하면 비싸지 않게 느껴진다. 간이 세지 않고, 그렇다고 싱겁지도 않은 딱 적당히 양념된 반찬들, 적당히 익은 무김치와 김밥, 이 3박자가 잘 갖춰진 것 같다. 특별히 미각을 자극하는 맛은 아니지만, 먹고서 맵거나 짜서 물을 찾는 일은 없었다. 정갈한 옛날식 충무김밥을 맛볼 수 있었다.

어쩌면 나도 누군가에게 통영의 충무김밥을 추천할 일이 생긴다면, 이 식당을 소개할 것이다. 수많은 관광객들에게 둘러싸여 정신없이, 거기서 거기인 비슷비슷한 충무김밥 식당들 중 어딜가나 고민하는 것보다, 조금 걷더라도 이 식당을 찾아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뭐, 충무김밥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 이라면, 그냥 맛보기로 동피랑 마을에서 바로 내려와 즐비한 식당들 중 한곳을 들어가 먹는 것도 시험삼아 괜찮을 것 같다. 취향 테스트랄까. 이런 음식을 왜 돈주고 사먹지, 하거나 이걸 발품을 팔아 찾아서 사먹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먹는 것을 즐겨하는 이라면 이 식당을 추천한다.


통영의 옛날충무꼬지김밥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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