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끼니 보고서

부산 송정동 : 맥주 양조장이 있는 맥주 맛집 두 곳(송정 크래프트 투어)

소라잉 2022. 5. 1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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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맥주를 좋아해서, 특색 있는 맥주를 찾아 마시곤 한다. 요즘은 주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파는 맥주를 찾아 마시지만.

예전에 방문해본 적 있는 송정의 와일드 웨이브에서 이번에 크래프트 투어를 한다고 해서 신청했다.

 

투어 가격은 1인 4만 원으로, 와일드 웨이브뿐만 아니라 툼브로이라는 맥주 양조장 두 군데를 둘러보고 시음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각 양조장의 맥주잔을 기념품으로 준다고(!).

 

크래프트 투어는 와일드 웨이브에서 시작되었다.

 

송정 맥주집, 와일드 웨이브 위치

동해선 송정역에서 가깝다. 역에서 내려 길 건너서 조금만 들어가면 와일드 웨이브가 보인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 후기

1. 와일드웨이브 양조장 투어

시간에 맞춰, 그보다는 일찍- 도착한 와일드 웨이브에서 입구 사진을 찍어두었다.

와일드웨이브 크래프트 투어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들을 기다리며 테이블에 올려진 것들을 사진으로 남겨두었다.

크래프트 투어라고 했지만, 맥주에 관해서 간략히 공부(?)하는 시간도 있어서 그에 필요한 소책자와 종이 코스터가 함께 놓여 있었다. 일종의 굿즈 같은 걸로 보면 되겠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

그리고 각 테이블에 놓여져 있던, 잔에는 맥주에 들어가는 재료가 들어가 있었다.

아래 사진 왼쪽에서부터 맥아, 로스팅된 맥아, 그리고 홉이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

그리고 남는 빈잔 하나는 와일드 웨이브에서 판매하고 있는 모든 종류의 맥주 중 두 가지를 골라 시음할 수 있다.

나의 첫번째 픽은 액땜이었다. 같이 동행한 친구는 와일드 웨이브의 시그니처인 설레임을 골랐다. 아래 사진에서 가장 왼쪽이 액땜, 뒤편에 있는 잔이 설레임이다.

 

송정 와일드웨이브

액땜은 코로나19를 이겨내자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라고 했다. 아메리칸 IPA로 내가 좋아하는 에일 맥주이다. 시트러스 향과 열대과일의 맛, 그리고 살짝 단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조금은 익숙한 맛이기도 했다.

 

와일드 웨이브 액땜

그에 반해 와일드 웨이브의 대표 맥주인 '설레임'은 아주, 사우어 한 맛과 느낌이 강렬했다. 시큼한 맛이 내게는 마치 식전주처럼 입맛을 돋우는 맥주였다. 시큼한 레몬을 생각하면 입안에 군침이 도는 듯한 그 느낌이다.

 

맥주의 재료와 제조 과정에 대해 듣고, 직접 브루어리를 보면서 좀 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

그리고 크래프트 투어의 좋은 점이랄까, 가장 좋았던 체험(?)중 하나는 맥주를 직접 따라 마실 수 있는 기회였다.

시음할 원맥주는 아직 출시되지 않은, 와일드 웨이브에서 곧 새로이 내보일 맥주라고 했다. 망고나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이 들어가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라 했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

마시고 싶은 만큼, 양껏 따라서 마셔보았다. 아직 판매를 위한 완성형이 아니기 때문에, 탄산도 약하고 거품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특색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설레임보다는 시큼한 맛이 덜하고 열대과일의 부드러운 단맛이 느껴졌다. 동행한 친구의 입맛에는 오히려 더 신맛이 난다고 했다. (정말 입맛은 개취인 것 같다.)

 

1-2. 와일드 웨이브의 배럴 하우스 방문

와일드 웨이브는 맥주 양조에 대해, 제조 방식이나 맥주의 맛, 품질에 대해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시도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고민들을 실행으로 옮기는 멋진 사람들이었다. 맥주와 오크통이라니! 상상치 못한 조합이었다.

와일드 웨이브에서 관리하고 있는 배럴 하우스를 둘러보았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

이곳에서 시음할 수 있었던 맥주는 와일드 웨이브의 레드홀릭이다.

송정 와일드 웨이브, 레드홀릭

마치 와인 같은 병의 모양과 라벨링이 눈에 띈다. 마셔보면 발포 와인 같은 느낌도 든다. 이름처럼 붉은 빛깔을 띄지만 와인보다는 가볍고 로제 와인보다는 진한 색이다. 물론 맛은 맥주에 가깝다. 맥주니까...? 당연한 것도 같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

과일이 맥주에 맛들게 하기 위해 제조 과정에서 직접 과일 껍질을 까거나 손질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다고 했다. '수제'가 왜 붙는지 알 것 같았다. 또 맥주에 쓰이는 과일은 소비자에게 팔기엔 상품성이 떨어지지만 맛만큼은 우수한 과일을 쓰곤 한다고 했다. 과수원과 양조장 서로에게 이득인 방식인 듯하다.

 

2. 툼브로이 투어

배럴 하우스에서 툼브로이로 이동했다. 독일인이 운영하는 독일식 맥주를 맛볼 수 있다고 해서 궁금했다.

 

툼브로이

독일에서 맥주를 양조하는 가문의 후손인 사장님, 안드레아스가 한국인인 와이프를 만나 송정에 정착하여 운영한다고 했다.

툼브로이에서도 맥주가 양조되고 있는 공간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리고 시음했던 것은 완성되기 1~2주 전인 맥주, 헬레스였다. 완성 전과 판매 중인 완성된 헬레스를 비교해보라고 했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

완성되기 2주 전이라는 헬레스는 맛있었다. 그런데 완성된 헬레스는 더 맛있다!!!

맥주 빛깔은 와일드 웨이브의 설레임보다 진하고 주황 금빛을 띄었다. 가볍고 목 넘김이 좋아 여름 맥주로 딱인 듯했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의 기념품인 각 브루어리의 맥주잔을 받았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기념품

2-2. 툼브로이에서 맥주 즐기기

툼브로이에서는 헬레스 한잔 말고도 판매 중인 맥주 중 한 잔을 더 시음할 수 있다고 했다. 테이크 아웃하거나 테이블에 앉아서 마셔도 된다고 해서 우리는 자리를 잡았다. 툼브로이는 카센터를 개조해서 만든 곳이라고, 테이블은 2층에 있었다.

 

 

우리는 양조장이 내려다 보이는 벽면 바 테이블에 앉았다.

 

송정 툼브로이

툼브로이의 대표 맥주는 헬레스, 바이스, 로겐인 듯했고 새로 출시된 맥주도 마실 수 있다고 했다.

 

툼브로이 - 맥주

우리는 각각 오스터북과 호펜바이스를 선택했다.

 

송정 툼브로이

부활절을 기념해 만든 오스터북, 다른 양조장과 함께 만든 호펜바이스!

 

송정 툼브로이

헬레스도 맛있었지만, 호펜 바이스도 맛있었다. 살짝 쓴듯하지만 부드럽고 향긋함이 좋았다.

 

맥주와 함께할 안주를 골랐다. 툼브로이 안드레아스의 최애 안주라는 슈니첼을 주문했다.

툼브로이 슈니첼

독일 가정식 돈가스라는 슈니첼은 의외로 고기가 얇고 튀김옷은 바삭해서, 치킨 튀김옷을 좋아라 하는 사람들이라면 툼브로이 슈니첼도 좋아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나의 최애 맥주 안주는 감자튀김인데, 슈니첼과 감튀가 같이 나와서 만족스러웠다.

 

뒤에 일정이 있어서 툼브로이에서 오래 즐기진 못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또 된다면 툼브로이에 방문해서 다른 맥주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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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 크래프트 투어 소감

맥주를 좋아해서, 이런 이벤트가 보이면 관심거리다. 그렇다고 닥치는 대로 접할 수는 없었고, 비교할 대상도 없는 것 같다. 그냥 이번 크래프트 투어만 놓고 느낀 점을 말하자면 재밌고 흥미로운 부분도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일단 평소에 맥주를 가볍게 마시기만 했다면, 이번 투어를 통해 맥주의 재료, 만드는 과정과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브루어리 스토리를 듣는 것이 가장 흥미로웠다. 손님으로 찾아가서 펍의 스토리를 묻고 들을 수도 있었겠지만, 보통 맥주 마시러 가면 동행들과 수다 떨기 바쁘잖은가?

 

아쉬운 점이라면, 1인당 투어 비용(?)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4만 원 치고는 '크래프트 투어'가 약하지 않았나 싶다. 거대한 와이너리 같은 것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양조장에서의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위생상의 문제나 투어 일정상 등 여러 가지 제약으로 짧을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양조장의 체험을 다른 것에서 보충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모든 맥주의 맛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니지만, 각 브루어리의 특색이 느껴져서 좋았다. 와일드 웨이브는 사우어 한 맛이 나는 맥주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맛 본 와일드 웨이브 맥주들은 대개 신맛이 났다. 그에 반해 툼브로이는 부드러운 벨벳 같은 느낌이랄까.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랬다.

 

아쉬운 부분은 뒤로하고, 이번 크래프트 투어에서 양조장에서 직접 맥주를 따라 마시고, 구경하고, 이야기를 듣는 경험은 정말 재밌었다. 맥주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다음 투어는 이번 기획과 구성이 다를 수도 있고, 좀 더 채워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송정 크래프트 투어 ⭐️⭐️⭐️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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