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게가 제철이라 한 번 먹으러 가긴 해야하는데, 좀 가까운 곳으로 갈까해서 찾아본 울산 정자항이다.
가기 전에 검색은 해봤는데 딱히 정보가 없어서, 내 글도 괜찮은 정보가 될지는 몰라도 후기로 남긴다.
영덕이나 울진은 가봤는데, 울산 정자항은 처음이다. -내 기억에는.
정자항 대게 직판장으로 네비에 찍고 갔는데, 그 직판장이 내가 생각하던 것과는 달랐다. 간판만 직판장이고 그냥 크고 넓은 수족관을 가진 소매업자로 보였다. 그리고 바로 연결되는 초장집.
아무튼 식당 앞이 바로 항구 주차장인데 무료이기 때문에 빈 곳에 주차하고, 내리면 상인들의 호객이 시작된다.
우리는 내려서 걷다가 입구쪽에 있는 첫집을 가게 됐다. 나중에 보니, 초장집은 거의 2층에 있으니 창가에 앉기만 한다면 오션뷰다.
대게궁 기본 상차림에 회가 나온다. 아마 다른 집도 회 정도는 주는 것 같다.
대게 고르면서 고민 할 때 사장님이 ‘서비스로 회 많이 줄게.’ 하더니, 그건 역시 마음에도 없는 소리였다.
물론 회를 먹으러 온 건 아니었지만.
회랑 샐러드, 반찬 몇가지 먹고 있으니 대게가 다됐고 손질해 주겠다고 했다.
너무 뜨거워서 쪼그라들었나, 우리가 고른 그 게가 맞겠지.
집게 다리 만큼은 도톰한 대겟살과 고소한 맛에 만족했다. 기타 다리는 그냥 그랬다.
한참, 먹고 있는데 직원이 내장 볶음밥과 대게된장찌개를 권유했다. 게딱지도 두개 뿐인데-밥 볶아 먹기에도 모자를 것 같은데. 뜬금 대게된장찌개라니, 밥만 추가로 주문했다.
아주 작은 다릿살까지 싹싹 발라서 밥과 먹었는데, 나는 배부르지 않았다. 맥주가 없었으면 아쉬울 뻔 했다.
다 먹고 부모님이 자판기 커피를 마시는 동안 눈에 띈 초장집 가격표를 보고 놀랐다.
된장찌개가 만원이라니, 그냥 권유한대로 시켰으면 그대로 호갱이 될 뻔 했다. 내가 앉은 자리에서는 가격표는 안보였으므로. 엄마도 나중에서야 1인 초장비가 5천원이라는 걸 알았다고 하셨다.
초장비야 그 근처 식당들 거의 똑같을 것 같긴 한데,
역시 대게가 좀 다를 것 같다.
우리가 주차하고 내리자 마자 호객을 한 어떤 상인은 1kg에 6만원을 불렀다. 그리고 우리는 1kg에 8만원 하는 곳에서 먹었다. 사장님한테 ‘저 앞집은 6만원이던데요?’ 말은 먹히지 않았다. ‘거기는 살도 없는 다른 게야.’ 하며 응대했다.
- 2020.02.08. 정자항 대게 싯가정도로 참고.
우리가 먹었던 곳에는 킹크랩, 홍게는 아닌 연붉은 빛깔이 나는 연지(?)대게, 그리고 박달대게가 있었다.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중국으로 가야하는 러시아산 킹크랩이 우리나라에 많이 들어온다는데-그래서 킹크랩 값이 싸다고 하더니 우리한테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근처 비슷한 식당(직판장-초장집)이 쭉 있는 중에 좀 깔끔한 건물 하나가 눈에 띄어서 보니 활어회센터였다. 자갈치 회센터 같이 규모는 크지 않지만, 가보면 여러 소매상이 있고 회랑 대게도 같이 팔고 있었다. 얼핏 듣기에는 가격도 괜찮은 듯 싶었다. 다만 게의 크기가 좀 작게 느껴졌다. 시각 차이 일 수도 있지만.
어차피 무게로 잴테니, 들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소화시킬 겸 고래등대를 보러 갔다. 정자항 주변에는 대게나 횟집뿐 딱히 무언가가 없어서 아쉽다. 카페 하나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바다맛집이니 바람 쐴 겸 한번 쯤 가볼만은 하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바다도 푸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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