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후기

셀프 시공 생생후기, 단열재 인슈코트

소라잉 2017. 4. 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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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첩 보다가 찍어놓은 사진이 있어, 뜬금 남겨보는 포스팅.


먼저 시공을 하려고 한 곳은 동생과 내가 쓰던 방이었다. 한쪽 벽면이 언덕을 지고(?) 있어서 그런지 때때로 곰팡이가 올라왔다. 나중에는 바닥에서 습기가 느껴졌는데, 누수 전문가를 불러서 물어보니, 결로가 문제라고 했다. 그래서 묻고, 돌아다니며 시공자도 찾아보고 폭풍 검색한 뒤에 동생과 내가 직접 단열 시공을 해보기로 했다. 한참 셀프인테리어 방송도 보던 시기였고, 재료를 찾다보니 그리 어려울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일단 필요한 재료와 일의 순서, 그리고 일정 등을 정리했다. 재료를 고르는데도 전문가가 아니라서 고민이 됐고, 방 하나를 해야하는 것이라 재료값도 비례해 예상가가 올라갔다. 구멍이나 균열을 메꿀 메꿈이용 콤파운드, 인슈코트, 방수재 덤프록, 페인트, 기타 등등 많았지만 제일 중요하고 많이 필요한 단열재를 고르는 일이 어려웠다. 인슈** 이런 재료가 많았는데, 인슐레드, 인슈텍스, 인슈코트 등 원래 재료 성질의 명칭인지, 브랜드명인지는 모르겠다. 여러 시공 후기글을 검색해 종합해 본 결과, 바닥에는 덤프록을 그리고 벽에는 인슐레드를 2회정도 해야한다고 했다. 그렇게 재료를 마음에 두고 있다가 구매하려고 검색하는데 눈에 띈 단열재가 인슈코트. 블로거의 후기는 없지만 상품평과 판매자를 믿고 주문하게 되었다. (사실 이거라면 한번에 될 것 같아서) 그 외에 필요한 롤러나 붓, 헤라 등은 추가상품으로 구매하거나 다이소, 근처 철물점에서 필요할 때 바로 구매해서 사용했다.


그렇게 시작한 벽지 뜯기. (2016.08.09. 무려 한여름이었다.)



다른 벽면은 괜찮은데, 저 벽면의 아래부분만 곰팡이가 심했다. 전에 곰팡이 제거를 위해 사둔 강력한 세제(네이버 웹툰, 은주의 방에 나왔던 기억이..)도 남았고, 락스도 집에 있었기에 따로 구매하지는 않았다. 그저 틈틈이 세제와 희석한 것을 벽에 뿌려주었다. 마스크는 필수!! 독하니까, 곰팡이도 죽나 보다. 아무튼 벽지 제거하는 것도 엄청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저 벽만 할 걸 그랬나 싶다. 그때는 왜 전체를 다 하려고 했었나 모르겠다. 그래도 깨끗한 공간에서 지내고 싶었다.



뿌리고 긁어내고, 닦고 해서 깨끗해진 벽면. 본드 같은 접착제 떼어내는 일이 정말 힘들다. 그래도 조금씩 깨끗해지는 것을 보며 뿌듯. (2016.08.13.) 벽지 제거 마무리. 한낮에는 더워서 무리고, 오전과 늦은 오후에 작업을 했다.



(2016.08.14.) 단열재 시공 시작. 생각보다 메꿈이를 사서 메꿀 공간이 없는 것 같아서 패스하기로 했다. 바로 단열재 처발처발, 묽으면 주르륵 흘러서 안되고, 되직하면 거칠고 두껍게 미장되므로 적당히가 중요하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 적당히를 포기하고 일단 다 덮기나 하자 싶었다. 처음 재밌다고 시작할 때와 달리 시간이 지날 수록 빨리 끝내고만 싶었다.



일단 방문이 있던 벽면 양쪽을 한명씩 맡아서 바름바름 중. 바르기 시작한 첫날 괜찮았지만, 다음날이 죽을 맛이었다. 힘들었다. 뜯기는 했고, 재료도 남았으니 해야겠지.



이럴 때, 짜장면 한그릇. (2016.08.15.) 오늘은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밤 9시까지 한 것 같다. 그래도 어째저째 끝은 냈다. 다른 가족들은 이때 다른데 갔었던 것 같다. 오로지 여동생과 나 둘이서 끝낸 뿌듯함, 하지만 밀려오는 근육통에 동전파스를 붙이고 잤던 기억이 난다.

후반에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에 치덕치덕 발랐더니, 어떤 부분은 거친 표면 그대로 남아있다. 그런 부분은 사포로 갈아주거나, 아니면 마르기 전에 걸레로 닦아서 정리해주면 되는데, 우리는 그럴 힘이 없었다. 그냥 끝내고 쉬고 싶었으니까. 그래도 초반에 한 부분은 둘다 신경쓴터라 매끈한데가 있다. 벽지 제거하는 것도 힘들어서, 하다가 깨끗하다 싶은 부분은 남겨둔채 작업을 했었는데, 오래 된 벽지라 그런지 세월의 색을 먹는 듯 했다. 벽지가 남아있던 부분에 누런색이 조금씩 스며들었다.


그래서 마무리는 페인트로!!!



며칠이 지나고, 곰팡이 방지용 수성페인트를 사서 발랐다. 원래 단열재 색깔도 하얀색이었지만, 약간은 회색빛이 돌았는데 흰색 페인트를 바르고 나니 깨끗해보여 좋았다. 누런색을 띄던 부분도 가려지고, 이렇게 페인트로 하얗게 칠하고 나니 비로소 끝났단 생각이 들었다. 사진은 페인트까지 다하고 난 뒤, 천장 몰딩의 마스킹테이프는 제거하기 전 모습이다. 매끈한 벽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단열재 시공을 한 직후에는 가루가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았으나, 마른 뒤 다시 청소하고 어느정도 지난 후에는 가루 날림이 덜했다. 그냥 먼지정도, 청소하다 한번씩 눈에 띄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사 오기 전까지 아무탈 없이 깨끗하게 살았다. 단열재라 그런지, 그 후 여름에 덜 더웠던 것 같기도 하다. 겨울도 그럭저럭 잘 지냈던 것 같다. 6개월 정도 지냈지만 추가로 다른 시공없이 버텼으니 앞으로도 조금은 괜찮을 것 같다.


아무튼, 셀프시공을 하려는 이들에게. 꼭! 힘 좋은 사람(남자사람이 좋을 듯)이 한명이라도 더 있을 때 하기를 추천한다. 물론 시공할 면적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여자 둘이서는 힘들었다. 힘에 부쳐도 하긴 했지만, 후에 몸살에 시달릴 바에야 사람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래서 사람을 쓰는구나. 인건비가 비싸도 하는구나. 비쌀만 하구나, 싶었다. 그래도 재료값 정도만 들었으니 나름 잘 끝낸 것 같다. 다만, 앞으로는 셀프 시공, 인테리어? 안해. 처음하는 셀프시공이었는데 너무 빡센것을 한 것 같다. 뭐, 페인트칠은 비교적 쉬웠다. 페인트 셀프 시공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내집, 내방만 해당. 앞에 단열재 작업이 어려워서 그렇지 페인트칠은 아주 쉬운 편이었다. 처음이라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작업같다. 그래서 많이들 페인트로 리폼하거나 시공하나보다.


이제 아이폰 사진첩에서 삭제해도 될 것 같다.

정말 힘들었던 며칠이었지만, 뿌듯하기도 했던 셀프시공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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