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오늘

해외 여행시 꼭 확인해야할 것 : 여권 기간 만료일

소라잉 2017. 2. 18. 23:59
반응형

소소하지 못한 오늘이었다.

두시간 정도 여유있게 공항에 도착해야한다는 동생과 타협해서 20분정도 늦게 나갔다. 아침이라 추웠지만, 일정에 대한 브리핑을 동생한테 들으며 상상하니 추위도 녹는 듯 했다. (약간 과장된 표현인 것 같군.) 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서둘러 길고 긴 줄의 끝을 찾았는데 승무원이 자동발급기 안내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도 곧장 키오스크를 찾았다.



셀프 체크인 하는 법 쉽다.



사용법 간단, 수속할 승객 인원 선택.



그리고 여권 확인.

자 이제 내 차례다.

.

.

으잉?

기간 만료가 어쩌구, 비자가 어쩌구,

승무원에게 확인하란다.


다시 줄을 서서 대기하다 지나가는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바로 데스크에서 문의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주었다. 내 여권을 확인해보던 직원은 비자 받은 것은 없냐고 물었다. 네? 대만은 무비자...아닌가요? 돌아오는 답변은 나의 여권 기간 만료일이 6개월이 되지 않아 출국이 불가능하단다. 네? 그게 무슨...? 방법이 없는 건가요? 내 물음에 내가 혹시 떼쓰기라도 할 것 같았는지, 냉정하게 '네' 대답하고 정색(내눈에는 정색, 그분은 그냥 포커페이스였겠지만.)하는 그녀의 차가운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띠로리.


여권의 기간 만료일이 다른 나라는 90일이 대부분인데, 대만은 6개월(180일)이라고 한다. 7월이 만료일이었던 나는 안심했었는데, 티켓 예약시 그런 공지가 떴었는지 모르겠다. 이런 부분은 항공사 측에서 미리 고지해줘야하는 것 아닌가? 라고 탓을 돌려보려 하지만 결국에는 내 잘못이다. 왜 걱정을 안했을까. 같이 가는 동생은 알고는 있었는데 당연히 가능한 줄 알았다고 한다. 나도 뭐, 그 부분에 대해서 동생한테 걱정하지 않고 묻거나 논의하지 않았으니까.


그저 동생이 정한 루트에 맞춰 따라만 가면 되겠지 했다가 완전 멘붕. 정말 말 그대로 멘탈 붕괴. 멘탈이 탈탈탈 털리는 순간이었다. 이런적 처음이야. 흐앙 ㅠㅠㅠㅠ

잠깐 정신을 부여잡고 일단 취소할 수 있는 티켓을 처리하고나니, 취소 수수료만이 내게 남겨졌다. 또르르ㅠㅠ



혼자 가게 된 나의 동생. 잘다녀왕.

저때가 9시 45분이었구나.



날 좋기만 한데, 휑한 도로, 황량한 가로수.

내 마음이 따로 없다.


원래 혼자 가기로 계획한 동생의 여정을 무탈하게 잘 다녀오기를 바라며 배웅해주고, 잠시 앉을 곳이 필요해 1층에서 검색을 했다. 스스로 찾아보고 인정을 할 이유가 필요했다. 간단한 검색으로 그렇구나, 하지만 그래도 뭔가 아쉽구나. 허탈하고 허탈했다. 그래도 그대로 있을 수 없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밖으로 나와 햇살 좋고 하늘 맑은 날씨를 보니 머릿 속에서는 이 가사만이 맴돌았다. '이게 무슨 일이야 이렇게 좋은 날에' 무한 반복. 멍하니 경전철을 타고, 바로 버스로 옮겨타고 가는데 허한 마음에 이대로는 집에 가기 싫은데 혼자 카페라도 갈까. 다이어리는 있는데 끄적거릴 펜하나 없구나. 친구라도 불러 있었던 일 설명하면서 수다떨면 나을까해서 연락하니 주말인데 늦잠자고 있지. 그래서 그냥 집으로 갔다. 그리고 엄마에게 아쉬운 마음을 내비치며 동정표를 사, 점심을 밖에서 먹기로 했다. 얼마전부터 먹고싶어 했던 곳이라 기분이 조금 풀어졌다. 헤헤 나중에 포스팅해야지.


그래도 오전일만 생각하면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한숨이 난다. 이제 이걸로 털어버려야지. 정말 비싼, 이거야말로 값진 경험이다. 그냥 여권 만료일 9년이라 생각하고 10년 권 발급받아야 될 것 같다. 다음주 바로 여권 만들거야. 당장 어디 가진 않겠지만. 흐엉. 1일 1포스팅을 하겠다고 잠들기전까지 여행일정에 맞춰 예약 포스팅까지 했건만, 뭐 그래도 며칠은 포스팅안해도 되겠다.


어쨌거나 다음 여행할 때는 이런 실수는 없겠지. 히융

소소하지 못했던, 그러나 언젠가 소소한 하루였을 오늘 끝!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