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끼니 보고서

부산 엄궁동 : 꿩요리 전문점, 새들원

소라잉 2017. 3. 20.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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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궁 화훼시장을 갔다가 근처에 대게 파는 곳이 있다 하여 찾아보다 못찾고, 마침 엄마가 한번 먹어보고 싶어 하셨던 꿩요리 식당이 있어 바로 먹어보기로 했다. 입구부터 한식을 파는 곳이라는 느낌이 물씬나는 모양새였다.



내부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데, 거의 모든 자리가 방으로 만들어져 나누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손님이 많지 않으면, 방해 받지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식사가 마쳐갈 때 즈음 바로 옆 테이블에 다른 손님을 안내하긴 했지만,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았다.



꿩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지만, 오리와 닭, 토끼까지 다루는 영양보식 전문점인 듯 했다. 처음에 오리 코스로 가격을 잘못 봤다가 꿩 코스 1인분에 가격이 3만 5천원이면 조금 비싼 것 같아서, 나는 점심특선으로 간단히 먹을까 하다 특선메뉴도 2인 이상 주문해야 한단다. 꿩고기가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냥 코스로 통일해 주문했다.



꿩 코스 1인분 : 35,000원.

육회, 만두, 샤브, 탕이 나오는 구성이다.



처음으로 꿩육회와 만두가 나왔다. 그리고 상차림에 곁들여 나오는 고기완자가 꿩 고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저 그랬다. 아마도 그냥 냉동 완자인 것 같다. 이후 다른 밑반찬에도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흔히 알고 봐왔던 소고기 육회 비주얼과는 다른 새고기 육회라니. 이색적이긴 하다. 육회는 고추가루가 잔뜩 뿌려진 기름장에 찍어먹으라 했다. 기름장이 고소하긴 했지만, 처음 맛보는 꿩고기의 맛은 그다지 내입에 맞지 않았다. 어색하기도 하고 '맛있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몇 점 먹고 말았다. 그나마 쌈 채소에 마늘과 고추를 얹어 같이 먹으니 괜찮았다. 생마늘을 먹지 않는데, 이때만큼은 마늘이라도 넣어 먹어야 넘어 갈 것 같았다.




만두는 간장소스에 찍어먹으면 되는데, 꿩 고기로 만든 만두지만 맛은 그냥 일반 고기만두와 비슷하다. 그래서 먹기 편했던 것도 같고, 거부감이 없었다. 다만 고기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뿐이다.



꿩 샤브샤브.



육수와 함께 샤브용 고기와 채소를 내어준다. 육수에는 우리가 앞서 먹던, 고추도 넣어 살짝 매콤한 맛을 내게 했다. 샤브샤브는 고기를 반만 익혀 먹으라 했다. 하지만, 나는 반만 익혀 먹는 것이 이상해 완전 익혀 먹었다. 아직 꿩 맛을 모르는지, 살짝 익혀 먹는게 입맛에 맞지 않았다. 완전 익혀 먹을 때는 살짝 닭고기와 비슷한 느낌이지만 확실히 다른 고기의 맛이다. 식감이나 맛이 다르다. 부위에 따라서 다르기도 한데, 샤브용으로 나온 두가지가 각각 어느 부위의 고기인지 모르겠다.



탕을 먹을 때는 공기밥을 추가로 주문해 먹었다. 탕 역시 내 입에는 별로여서 앞에 나온 반찬과 밥을 먹어 배를 채웠다. 그래도 공기밥은 윤기가 반짝반짝 나는게 맛있었다. 우리 가족 모두 다 밥만큼은 맛있다고 인정했다.


부모님은 코스대로 나온 꿩 요리가 나쁘지 않았다고 하셨다. 그럭저럭 드실만 했나보다. 엄마는 이제 먹어봤으니 두번은 안먹어도 될 것 같다 하셨다. 처음이라 다양하게 맛 볼 수 있는 코스도 괜찮았지만, 다음에 혹시나 먹게 된다면 코스보다는 샤브나 탕, 불고기 같은 단품으로 된 메뉴를 주문하면 좋을 것 같다. 나도 먹으면서 꿩 불고기가 어떨까 궁금했다. 불고기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꿩 요리 전문 식당, 새들원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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